멀리서 보면 파랗잖아!
손웅락 요셉 신부님(원통 한국 순교자 본당 주임)
예전에, 그러니까 1970~80년대에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수녀원 주변에 빈 땅이 있었는데, 당 시에는 군사정권 시기라서 농지로 구분되어 있는 땅에 벼라든가 여타 작물을 심지 않으면 벌금 이 강하게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원장 수녀님은 제일 덩치 좋은 수녀님 한 분을 불러서, 어 떻게든 식물을 심는 소임을 맡겼습니다. 그 수녀님은 사실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는 도시 사람이었 지만, 소임으로 주어진 이상 무조건 해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논농사를 지을 줄도, 모내기할 줄도 몰라서 볍씨를 그냥 땅에 되는대로 심었다고 합니다. 싹이라도 날까, 말라 죽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몇 달을 지낸 다음에, 원장 수녀님과 함께 그 땅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여기저기 비어 버린 곳도 많고 쭉정이도 가득했지만, 원장 수녀님이 그 땅을 보고 외쳤다고 합니다.
“멀리서 보면 파랗잖아! 잘했어!”
다행히도 멀리서 보면 땅을 놀리지 않고 농사를 지은 것처럼 보이게 되었고, 벌금도 피해 갔습니 다. 그 수녀님은 망할 줄 알았던 그 일이 성공했기에 감사의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벼 이삭을 하나하 나 세어보았습니다. 그 한 알이 정말로 백 개, 이백 개로 늘어있어서 너무나 신기하고 새로웠다고 합 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너는 어떤 땅이냐? 왜 그것밖에 못 살았냐! 아차, 돌밭이구나! 내가 무슨 땅일 까? 나는 잘 살 수 있을까?’등등 살펴보고 걱정하라는 말씀이 아닐 겁니다. 농부가 길바닥이나 돌밭 에 씨가 떨어질까 겁나서 씨를 못 뿌릴 일이 있을까요? 우리 마음 안에서도 돌밭 같은 면, 가시덤불 같은 면, 길바닥 같은 면이 있다고 겁나서 세상 안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요?
원래 씨앗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작은 씨앗 하나로 큰 소출을 낼 수 있게, 하느님께 서 그 자비로운 섭리를 만들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씨앗을 뿌린 후 그중 많은 씨앗이 죽더라 도, 길에 떨어지고 돌밭에 떨어지고 가시덤불에 떨어져 죽더라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출 을 얻을 수 있도록 풍성히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말씀은 고민하라고 하신 말씀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 대한 축복의 말씀입니다. 곡식그래서 오늘의 말씀은 고민하라고 하신 말씀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 대한 축복의 말씀입니다. 곡식 이 다 익으면 좋은 땅에 난 것만으로도 농부의 가족이 먹고 살 수 있듯이, 그렇게 복음 말씀을 받은 이 다 익으면 좋은 땅에 난 것만으로도 농부의 가족이 먹고 살 수 있듯이, 그렇게 복음 말씀을 받은 내가 열매를 맺으면, 또 우리 신자들 모두가 수백 배 열매를 맺으면, 그것만으로도 세상 전체가 하느내가 열매를 맺으면, 또 우리 신자들 모두가 수백 배 열매를 맺으면, 그것만으로도 세상 전체가 하느 님 안에서 풍요롭게 살 것이라는 축복의 말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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