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내 삶의 첫 자리를 내어드리는 삶 | 장윤수 프란치스코 신부님(노암동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본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6. 6. 30. 10:00

내 삶의 첫 자리를 내어드리는 삶

 

                                                                      장윤수 프란치스코 신부님(노암동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본당 주임)

 

 

 

우리는 일상에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참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며 살아갑 니다. 가족을 돌보고, 일터에서 책임을 다하며, 세상의 기준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분주하게 움 직입니다. 이처럼 눈앞의 소중한 관계나 세상의 안락함에 마음을 온통 빼앗기다 보면, 정작 우리 삶 의 가장 중심에 계셔야 할 하느님의 자리를 뒷전으로 미뤄두곤 합니다.

 

그래서 신앙인이라 말하면서도 세상의 요구와 주님의 가르침이 충돌할 때,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주님의 뜻을 타협하거나 외면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일 때가 참 많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우리는 내 삶의 진정한 주인과 우선순위가 누구이신지 깊이 묵상하게 됩니 다. 주님께서는 부모나 자녀를 사랑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사랑이 우리 모 든 사랑의 근본이자 중심이 되어야 함을 일깨워 주시는 것입니다.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께서 우리가 세례를 통해 죄에 대해서는 죽고 하느님을 향해 살아 있는 존 재가 되었다고 선포하듯이, 나의 안위와 욕심을 채우려는 삶에서 벗어나 나에게 주어진 일상의 십자 가를 기꺼이 짊어지고 주님을 따를 때 우리는 비로소 참된 영적 자유와 생명을 얻게 됩니다.

 

그러니 오늘을 계기로 내 삶의 중심에 하느님이 아닌 세상의 다른 집착들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았 는지 차분히 돌아보며, 주님께 첫 자리를 내어드리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즉, 나의 작은 권 리나 욕심을 내려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상의 아주 작은 선행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마태 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