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군중에서 제자 | 송재훈 마르코 신부님(양곡 본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6. 6. 29. 10:00

군중에서 제자 

 

                                                        송재훈 마르코 신부님(양곡 본당 주임)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 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 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마태 10,37-39) 이 말씀에 대한 감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믿음이 사람마다 달라서입니다. 공관복 음은 예수님 말씀을 듣는 이들을 세 부류로 나눕니다. 군중과 제자와 사도입니다.

 

군중은 자기중심적입니다. 그들은 자신을 믿기 때문에 오늘 복음 말씀이 불편합니 다. 자기중심에서 벗어나라는 뜻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와 달리 제자는 마음을 열어 예수님을 스승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들은 호불호와 유불리를 따지지 않습니 다. 자신에서 벗어나 예수님을 향합니다. 자신보다 예수님을 믿습니다. 군중과 제자 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두려움에서 용기로 나아갔는지에 있습니다. 군중은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여기서 ‘죽음을 두려워한다.’라는 말에 유의하십시오. 죽음에 마음을 빼앗기고 시선도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죽지 않으려고 몸부림칩니다. 역설적 이지만 이들의 동기는 죽음에서 옵니다. 두려움의 뿌리에 죽음이 있습니다. 예수님 을 믿지 못하고 자신을 믿는 데에는 죽음에 대한 집착이 있습니다. 이들은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그 죽음에 머무릅니다.

 

두려움에서 용기로 나아가려면 두려움을 철저히 파헤쳐야 합니다. 두려움에는 거짓 되고 비현실적인 생각과 감정의 다발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거짓을 참이라 여기고 있음을 깨달아야 두려움에서 벗어날 길이 열립니다. 하지만 자신이 참이라고 확신 했던 신념이 환상과 거짓임을 깨달을 때 극심한 고통과 혼란에 빠집니다. 자신을 믿 고 의지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정적 선택의 때는 이렇게 옵니다. 과거로 회귀하는가? 아니면 죽는가? 아니면 새로운 길을 찾는가? 즉 하느님을 믿을 것인가?

 

대부분 과거로 회귀하거나 죽음으로 갑니다. 소수의 사람이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섭 니다. 이 길을 가려면 큰 용기와 믿음을 일으켜야 합니다. 과거 신념이 사라진 자리 에 하느님으로 인(因)한 새로운 신념이 세워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 는 사람이 아닌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이 고통과 혼란의 시간을 견뎌야 제자가 됩니 다.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과거 회귀가 없는 상태로 진입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 며, 자기중심에서 벗어날수록 하느님을 더 믿는 상태로 변화합니다. 제자가 되는 과 정은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습니다. 사람의 도리는 주님을 믿는 것뿐입니다. 주님께 서는 믿는 이 안에 현존하시고 활동하시며,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제자는 이렇게 만 들어집니다. 오늘 복음은 사도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제자가 되면 주님께서는 그 와 함께 일하십니다. 이를 사도라 합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사도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