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사랑의 신비, 성체 | 김민성 요한마리아비안네 신부님(치평동 본당)

松竹/김철이 2026. 6. 7. 10:00

사랑의 신비, 성체 

 

                                  김민성 요한마리아비안네 신부님(치평동 본당) 

 

 

“성체는 무슨 맛이에요?”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아이들과 동반하며 한 번쯤은 듣게 되는 질문입니다. 처음 이 질문을 들었을 때, 어떻게 답을 해야 아이들이 잘 받아 들이면서도 성체성사의 신비를 잘 전할 수 있을 지 고민하였습니다. 이후 아이들이 같은 질문을 하면 “성체는 신비의 맛이야”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신비’라는 표현이 조 금 어려웠을 수 있었겠지만, 성체성사의 의미를 잘 담아내는 답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신비mysterium란 인간의 이성이나 지력으로 이 해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것을 가리킵니다. 미사 중 빵과 포도주가 축성되어 그리스도의 몸과 피 가 된다는 것은 우리의 힘만으로는 온전히 헤아 릴 수 없는 하느님의 신비입니다. 예수님의 말씀 을 들은 유다인들이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 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요한 6,52)라며 말다툼을 벌였던 것도 어쩌면 자연스 러운 반응이었을 것입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요 한 6,51).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당신 자신을 생명의 빵으로 내어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눈

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맛볼 수 있는 빵의 형 상 안에서 살아 계신 그리스도를 만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언제나 함께 계시기 위해, 그리고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시기 위하여 빵의 형상으로 다가오십니다. 우리는 성 체를 모실 때, 단순한 빵이 아니라 우리를 끝까 지 사랑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내 안에 모시게 됩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큰 사랑이 담긴 성체성사를 가리켜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 점”(「가톨릭 교회 교리서」 1324항)이라고 가르칩니 다. 성체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의 힘으로 살아가며, 다시 그 사랑을 세 상에 전하도록 파견됩니다. 우리가 오늘 받아 모 시는 성체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 전체를 움직 이는 힘의 원천입니다. 오늘 성체를 받아 모시며 신비로이 다가오시는 예수님의 사랑에 더욱 깊 이 머물고, 그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는 한 주 되 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