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매일 예수님을 받아 먹으며, 나는 달라지고 있습니까?” | 오창석 대건안드레아 신부님(꽃바위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6. 6. 4. 10:00

“매일 예수님을 받아 먹으며, 나는 달라지고 있습니까?” 

 

                                                                             오창석 대건안드레아 신부님(꽃바위성당 주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입 니다. 오늘도 우리는 나에게 일용할 양식이 되어 주시 는 예수님을 받아 먹습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가 과 연 나의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깊이 성찰해 보 는 시간이 되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 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요한 6,51)“너희가 사람 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 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요한 6,53) 유다인들은 “어떻 게 자기 살을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요한 6,52) 라고 하며 혼란스러워하고 말다툼까지 이어집니다. 사실 인간적인 시선으로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 응입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반응도 다르지 않 을 것 같습니다. 빵과 포도주가 어떻게 예수님의 살과 피가 되는지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는다는 것은, 단순 한 비유나 상징에 불과한 것일까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들은, 결코 추상적인 비유가 아닙니다. 우리는 예 수님은 말로만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인류의 구원을 위해 당신의 전부를 내어 주셨음을 압니다. 그래서 십 자가 위에서 당신의 온몸이 부서지고, 피를 흘려야 하 는 끔찍하고 현실적인 죽음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 손에 직접 쥐어 주 시고자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이토록 철저하고 실제적인 방식으로 당 신을 내어주신 이유는, 우리와 생명으로 하나가 되기 위해서 입니다. 성체를 모시는 순간 예수님의 굳센 생 명력이 내 안으로 들어와, 나의 나약한 삶을 예수님을 닮은 삶으로 변화시켜 주십니다. 보통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소화되어 나의 몸이 되지만, 성체성사는 정반 대의 기적을 일으킵니다. 우리가 성체를 내 방식대로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예수님의 생명 안으로 완전히 변화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크신 사 랑과 세상을 향한 연민이 나의 것이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거룩한 변화는 그저 입을 벌려 성체를 모신 다고 마술처럼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우 리의 진실한 대답과 굳건한 믿음의 순명이 반드시 따 라야 합니다. 주님의 몸을 모신 나 역시, 이웃을 위한 따 뜻한 밥이 되겠다는 간절한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이제 성체를 모시고 성당 문을 나서는 우리의 삶은 이전과는 달라져야 합니다. 내 안의 예수님처럼 평화 를 만들고, 타인의 깊은 상처를 따뜻하게 덮어주며, 가 난한 이웃과 기꺼이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 것이 성체성사를 살아가는 우리의 참된 의무입니다. 내 안에 오신 주님의 사랑에 기대어, 우리 각자의 팍 팍한 삶의 자리를 하느님과 형제들을 위한 아름다운 선물로 변화시키는 복된 한 주간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