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말씀의 이삭 | 신앙의 등불

松竹/김철이 2026. 1. 27. 12:50

신앙의 등불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단 한 번도 하느님 곁을 떠나지 않았다는 분들이 참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을 외 면하지 않고 늘 그 곁을 지키는 지극한 효심처럼 느껴지 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본당 소공동체 구역에서 기쁘게 봉사하고 있지 만, 저에게도 냉담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신앙의 중 심을 놓아버리니 가족들도 너무 쉽게 하느님과 멀어졌습 니다. 그러던 중 딸아이가 친구를 따라 동네 개신교 교회 의 여름 캠프에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 이니 어디든 안 가는 것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아 이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캠프에서 돌아온 아이가 저를 붙잡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교회 안 나오면 지옥 간대. 우리 엄마 지옥 가면 안 돼. 엄마, 교회 가자!” 하며 저를 끌어안는 아이의 모습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올바른 신앙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한 저는 다음 날 바로 아이를 데리고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참된 하느 님을 알려주고 싶어 매주 미사에 참례했고, 아이는 곧 복 사단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복사를 준비하며 30일 동안 매일 새벽 미사에 참례하고 성경을 정성껏 손글씨로 써 내려가는 아이의 열정에 감동한 남편도 성당에 나오게 되 면서, 이름뿐이던 우리 가족은 비로소 함께 기도하는 진 정한 성가정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진학을 위해 촛불을 켜고 간절히 매달리던 시간도,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온 가족이 손을 맞잡고 이 겨냈던 순간도 모두 은총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누군가 한 명이 지치면 다른 이가 기도의 끈을 이어갔습니다. 예 전엔 제가 등불이었다면, 그다음엔 아이들이, 요즘엔 새 벽마다 1시간 반 넘게 기도하는 남편이 우리 집의 등불입 니다.

 

신앙의 빛은 기도하는 단 한 사람이라도 등불을 켜고 있다면 결코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제는 그 빛을 보며 저 또한 누군가에게 다시 따뜻한 빛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됩니다.

 

하지만 요즘 성당 마당에 서면 문득 마음 한구석이 허 전해집니다. 아이들과 함께 웃으며 활동하던 성당 엄마들 의 빈자리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늘 “가야지.” 하면서 도 다시 성당 문턱을 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저도 겪어보았기에 잘 압니다. 저 역시 아이의 울음 섞인 손에 이끌려 돌아왔던 그날의 기적이 없었다면 여전히 길 을 헤매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저 예전에 우리 아이들 이 성당 마당을 뛰어다니던 그 따뜻한 풍경이 그립고, 미 사 후에 나누던 소박한 안부가 생각납니다. 신앙의 길은 혼자 가면 외롭지만, 함께 가면 참 든든한 여행이 됩니다. 비어 있는 그 자리를 보며 성당 마당에서 다시 반갑게 인 사 나눌 수 있기를 조용히 기도합니다.

 

“오틸리아! 데레사! 성당에서 기다릴게요. 우리 꼭 성 당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