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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 제 5시집_향수 중에서

松竹/김철이 2025. 6. 22. 08:09

동백꽃

 

                  松竹 김철이

 

 

고운 시절 다 놓아둔 채

살이 터지고

뼈가 절로 저린 시절에 피는가

 

기세등등한 동장군 앞에선

숱한 생명 사시나무 떨듯

오금이 저리는데

그대만은 정받이 거절하고

온통 피 꽃만 무성히 피우고 있구나

 

동장군 으름장 놓으며

그대 곧은 절개를 꺾으려

몸서리쳐질 칼바람 눈보라 앞세워

갖은 간교 다 부리며

가슴 시린 수청 들라 하건만

 

그대는 시대를 거슬러

절개를 지키는 성춘향처럼

마냥 고운 자태 꼿꼿이도

붉은 고름 한 자락

흩으러 내리지 않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