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
松竹 김철이
노을 진 뒤 널따란 벌판,
허공엔 기러기 날갯짓 몇 점.
추녀 밑 얼기설기
사연 친 거미에게
하늘 가신 피붙이 안부를 묻는다.
춥진 않은지
구들장 군불은 잘 들이는지
시린 손 호호 불며
성에 낀 유리창에 엽서를 적는다.
매운바람 몇 자락이
묶은 사연을 절절히 풀어 올리니
목화 솜이불 덮던 시절이
단숨에 달려와
시린 앙가슴에 절로 안긴다.
홀로 남은 까치밥
잎새 잃은 가지 외로움을 아는 듯
핏빛으로 녹아내리는데
속 모르는 까치 부리로만 겉 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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