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토마스 사도 덕분에 | 이창신이냐시오 신부님(우정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5. 4. 26. 10:15

토마스 사도 덕분에

 

                                                  이창신이냐시오 신부님(우정성당 주임)

 

 

주님 부활의 기쁨 잘 배우고 체험하고, 즐기고 계십 니까? 오늘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당신 의 모습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스승의 죽음과 자신들 의 배신, 유대인들의 위협으로 두렵고 불안한 제자들 앞에 부활하신 그분이 서 계십니다. 예수님은 평화, 성 령, 용서를 말씀하시면서 제자들을 위로하고 다시 새 로운 힘을 북돋아 주십니다.

 

근데 이 자리에 토마스 사도는 함께 있지 않았습니 다. 토마스는 다른 제자들의 말을 듣고, 보아야 믿겠다 고 합니다. 다시 나타나신 예수님은 토마스에게 당신 의 상처들을 보여주시고 만져보게 해주십니다. 토마 스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하며 신앙고백을 합니 다. 보고서 믿은 토마스는 의심 많은, 믿지 못하는 불 신앙의 사도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보는 것은 믿음을 주기 위해 결정적인 것입니다. 한 번 보고 경험한 것이 평생 기억되고 자신의 가치관 형 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파리에 가서 에펠탑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 사진이나 티비에서 에펠탑을 볼 때마다 직접 보았던 감흥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보 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컴퓨터 그래픽이 발전한 요 즘은 가짜 화면이 많습니다. 중요한 장면도 마음을 모 아 보지 않으면 보았는지 기억조차 못합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 사건도 그냥 본다고 그 의미 를 깨우치는 것은 아닙니다. 박해자, 방관자, 구경꾼 등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죽음을 지켜보았지만 모두 믿음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예수님의 부활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몇 사 람 되지 않습니다. 부활은 오랜 세월 수많은 신앙인들 이 하느님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예 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그런 마음으로 받아들여 성령 의 도움으로 체험하는 것이고, 그 체험이 전수되어 이 어져 내려온 것입니다. 오늘 토마스 사도는 “보고서야 믿느냐?” 하시는 말씀을 들으셨지만, 토마스 사도 덕 에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더 귀한 말씀을 얻을 수 있 었습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 우리는 직접 부활하신 예수님을 목격하지 못했 지만, 그분을 직접 보고 체험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 래서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며 성령을 노래할 수 있고, 성경의 말씀에서 하느님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고, 미사 전례에 참여하며 강론과 성가와 침묵의 기 도로 예수님을 만나고 있음을 믿으며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 고백할 수 있으니 행복한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