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효과
김현신 요셉 신부님(이동 본당 주임)
부활 8부 축일 마지막 날인 오늘을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 주일’ 로 지낸다. 예수 성탄이 하느님 사랑의 징표라면, 부활은 하느님 자비의 징표가 아닐까 싶다. 부족한 우리에게 영원한 삶의 문 을 열어주신 주님 부활이야말로 하느님 자비의 극치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활 8부 축일 중 미사 전례 말씀에서는 한결같이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이 등장한다. 당신을 믿고 따르던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셨고, 특히 사도이신 당신 제자들에게는 여러 차례 나타나셨다. 그때 마다 예수님께서 자주 하신 인사 말씀이 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우리도 미사 때마다 매번 그렇게 인사한다. 특히 오늘은 당신의 숨을 불어 넣으시며 말씀하신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제 제자들은 우왕좌왕 산란했던 마음을 가다듬고 주님이 맡기신 임무를 수행하러 떠나야 한다.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마음의 평화”가 필요하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 평화를 간직하고 주님께서 알려주시는 길, 맡겨주시는 일을 지니고 떠나야 한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씀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성령” 의 도 우심으로 우리는 이 모든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오늘 복음을 기억할 때 ‘토마스 사도의 불신앙’ 을 떠올리곤 하지만, 어찌 보면 토마스 사도 덕분에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팩트체크를 제대로 한 거다. 오늘 복음에 이어지는 말씀을 엊그제 평 일에 봉독했다. 오늘 복음을 이어서 묵상한다면 부활하신 주님께서 어떻게 제자들에게 당신 모습을 보여주셨는지 더 잘 알 수 있다. 잠시나마 제자들과의 꿈같은 일상의 모습도 보여주셨지만, 무엇보다 제자들의 헛된 그물질이 부활하신 주님의 한마디로 그물이 찢어질 듯 고기가 잡힌 기적은 우리가 주 님의 말씀을 따라 살 때 아무런 부족함이 없게 됨을 알려주시는 듯하다.
‘부활 효과’ 라는 말을 떠올려본다. “평화롭다. 근심 걱정이 없다. 행복하다” 등등의 표현이 함께 떠 오른다. ‘두려움 없는 믿음, 흔들림 없는 확고한 믿음, 기쁨과 평화가 충만한 삶...!’ 이것이 부활이 주 는 신앙, 즉 부활 신앙이고 부활의 삶이다. 어정쩡한 믿음은 도움이 안 된다. ‘아무리 성당에 다녀도 은혜를 체험하지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아마도 부활 신앙이 부족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부활 신앙이 없는 자들은 오로지 눈에 보이는 세상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디 주님의 부 활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한 채,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믿고, 기쁨과 평화 넘치는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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