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계신 동네
권혁준 바오로 신부님(하계동성당 주임)
가족이 함께 모여 아침저녁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보내 며 살아가고 계십니까? 하느님의 자비 주일인 오늘, 그분 의 자비를 통해 우리가 변화될 수 있음을 기억하며 독서 와 복음 말씀을 묵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으셨지만 영원무궁토록 살아’(묵시 1,18) 계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 서워 문을 잠가 놓고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예수님 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 라고 말씀하십니다. 바로 제자들이 ‘아하 체험’(부활 체험, 곧 깨달음)을 하게 된 순간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 동안 행하셨던 말씀과 기적, 수난과 십자가 죽음으로 드 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비로소 그들은 깨닫게 됩니다. 깨 달음은 자신들의 힘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숨을 불어넣어 주신 사랑’으로 성령을 받아(요한 20,22 참조) 이루어지게 됩 니다. 그러자 그들의 삶은 180도 변화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두려워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수님처럼 죽 음을 넘어서는 사랑을 보여주며 ‘많은 표징과 이적’(사도 5,12)을 백성들에게 전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제자들의 변화, ‘아하 체험’은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늘 예수님과 함께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이루어 진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부활의 신비를 깨닫기 위해 서는 예수님과 동행해야 합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동행 은 아침·저녁기도 시간을 보내는 데서 시작합니다. 기도 는 나를 변화시키고, 함께하는 기도는 공동체를 변화시킵 니다. 그렇게 기도 안에서 우리도 제자들이 했던 ‘아하 체 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특별히 가정의 평화는 함께 기도하고 대화할 때 가능 합니다. 가정이 함께 모일 시간이 없어지는 현시대에 가 정이 함께 모여 아침·저녁기도를 하면서 가정 공동체를 먼저 성화시킵시다. 가정이 성화 되면 이웃과 관계 안에 서도 변화가 생깁니다. 이러한 변화가 점점 퍼져나가면 예수님께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21)라는 말씀이 우 리 안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사는 공동체는 하느님께서 만들 어 주신 공동체입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 공동체 안에서 퍼져나가기 위해서는 기도해야 합니다. 또한 공동체의 시작 은 가정입니다. 가정 공동체가 함께 앉아 기도하고 대화하며 지냅시다. 부활의 신비(‘아하 체험’)는 기도의 은총 안에서 시작 되고 완성됩니다. 그러기에 하루를 시작하며 아침기도를 하 고,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저녁기도를 하면서 가정부터 성화 시켜 봅시다. 그러한 가정이 많이 모인 곳, 바로 그곳이 하느 님께서 계시는 동네가 아닐까요? 그곳에는 사랑과 평화, 나 눔과 이해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퍼져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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