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벚꽃

松竹/김철이 2025. 4. 10. 13:30

벚꽃 

 

                        松竹 김철이

 

 

배산盃山은 엎은 술잔

높이 떠받들어 축배 들 채비로 검푸른데

속 모르는 꽃샘추위

희끗희끗 때늦은 눈발로 중턱을 뒤덮고

가지마다 앞다퉈 앙가슴을 부풀린다.

 

삼사월이 빚어낸 걸작품

한 잎 두 잎 짬짬이 엮어 내리더니

골목골목 들락날락

새봄 소식 꽃잎 뿌려 소소히 전한다.

 

산도 들도 화사하니

시절은 경치 고운 호시절이라

연년이 못다 쓴 사연

올 봄엔 점점이 다 적을 심사인지

꽃바람에 실린 꽃비로 쏟아져 내린다.

 

산과 들에 도깨비불로 무수히 날리는데

저 불은 그 누가 끌는지 몰라도

수수방관하는 자들만이

환호와 갈채로 앞다투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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