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하느님의 말씀은 믿는 이들을 겸손의 삶으로 이끌어 줍니다. | 박성환 요셉 신부님(우림성당)

松竹/김철이 2025. 2. 7. 10:15

하느님의 말씀은 믿는 이들을 겸손의 삶으로 이끌어 줍니다.

 

                                                                                             박성환 요셉 신부님(우림성당)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말씀 을 듣고 따르는 믿음의 사람 에게 오늘은 어떤 은총의 말 씀을 주실까? 하는 마음이 듭 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 말씀 에서, 하느님의 너그러우신 은 총을 받는 우리는 참으로 겸 손한 삶을 사는 신앙인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는 것을 살피게 됩니다.

 

그것은 우선, 첫째 독서인 이사야서에서 드러납 니다. 이사야는 성전에서 주님을 뵙고 사랍들이 외 치는 소리를 들은 후 말합니다. “큰일났구나. 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 입술이 더러운 백성 가운데 살면서 임금이신 만군의 주님 을 내 눈으로 뵙다니!”(이사 6,5) 이사야는 하느님을 경외하며, 자신의 처지를 살핍니다. 그러면서 그는 스스로가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라고 자책합니다. 이는 곧 스스로가 죄가 많은 사람인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입술이 더러운, 죄 많은 사람 이 거룩하신 하느님을 뵙게 되었으니, 자신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사랍 중의 하나 가 제단의 숯을 이사야의 입에 대고 “자, 이것이 너 의 입술에 닿았으니 너의 죄는 없어지고 너의 죄악 은 사라졌다.”(이사 6,7) 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사야는 죄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 서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겸손한 태도를 지닌 이를 구원하시고 당신께로 이끄십니다.

 

이런 겸손의 모습은 복음에서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 하신 말씀을 따르는 시몬 곧 베드로의 대답에서도 드러 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 “스승님”이라고 호칭합 니다. 베드로는 예수님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나이 의 많고 적음보다는 예수님을 스승님으로 모시며, 그분 말씀의 권위와 능력에 감동하고 따르려는 베 드로의 마음이 예수님을 향한 호칭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한, 베드로는 자신들이 밤새 애쓰며 힘 들고 지쳤으나 하지 못한 물고기 잡는 일을 예수님 의 말씀대로 따르려는 순종의 태도를 갖춥니다. 베 드로의 직업이 어부였기에 그는 물고기잡이를 잘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견해와 태도를 버 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겸손의 자세로 예수 님을 따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물을 내리자,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루카 5,6) 하고 성경은 말합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은 힘이 있고, 권위가 있습니다. 그렇 기에 믿는 우리는 예수님을 따르며, 겸손의 자세와 태도를 갖추는 것이 참으로 마땅한 일입니다.

 

두 번째 독서인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 간에서 바오로 사도는 “사실 나는 사도들 가운데 가 장 보잘것없는 자로서,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 는 몸입니다.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였기 때문입니 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습 니다.”(1코린 15,9-10ㄱ) 하며, 하느님의 은총에 관한 감 사와 겸손의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까?

 

참으로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십니다.”(1베드 5,5ㄴ) 따라서 믿는 이들이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겸손해야 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부족한 ‘나’를 당신께로 이끌어 주 시는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드리고, 겸손한 믿음과 자세로 주님을 따르며, 기쁨으로 주님과 만나게 되 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