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한로寒露 2

松竹/김철이 2024. 10. 3. 12:30

한로寒露 2 

 

                           松竹 김철이

 

 

한 해 가을이 점차 물러날 채비에 분주하니

푸릇푸릇하던 식물들

제 몫의 시절을 내려놓고

갈 길 바쁜 낙엽들 참도 을씨년스럽다.

 

편히 쉬던 찬 이슬

온 누리 두루 거니느라 종종걸음

시름 많은 사람들 드높은 산을 찾아

머리에 적색 꽃을 꽂으니

잡귀들 물러가고 평온이 절로 깃드네.

 

겨울의 문턱을 넘기 전

삼복을 살아내느라 심히 지친 몸과 마음을

용솟음치는 미꾸리 한 움큼 건져

뚝배기 제물로 삼은 추어탕으로 달래더라

 

곱디고운 춘삼월 즐기려

고단한 날갯짓도 아랑곳없이

천리만리 날아든 제비 가족들 고향을 찾고

귀뚜리 노랫소리 마루 밑 쟁여 들 때

혀 빼문 알곡들 소슬바람에 절로 영근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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