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숲 사이
松竹 김철이
불그스레
뒷짐 진 계절 허리 펴고 쉴 적에
세월을 닮은 노파
앞서 놓쳐버린 청춘을 애써 잡으려는 듯
지팡이 없이 대로를 누빈다.
시선이 멈춘 그곳엔
인적이 드물고
맞은편 아파트 층층이
유령이 출몰할 듯 정적만 흐른다.
또래 두 동심은
무엇이 그리도 심각한지
올지 오지 않을지도 모를
세상 갖은 걱정 다 품은 듯
표정마다 발그스레 인생사 짓는다.
꼿꼿이 선 빌딩 숲 사이
노인은 느릿느릿 한가롭고
아이들 고함은 고막을 찢는데
풍광은 쫓겨가듯 심히 을씨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