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松竹 김철이
땅에선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선 뭉게구름 타고 온다더니
소리 소문도 없이
시절 품에 쟁여 드누나
이날 이후 모기도 입이 비뚤어지고
풀도 울며 돌아선다고 했듯
잡초도 해충도
대자연 섭리 앞에 머리를 절로 조아리지
여름내 눅눅해진 몸과 마음
은혜로운 가을 햇살에 포쇄하고
발길 뜸했던 조상 묘 찾아
큰절로 후손 도리 다 하더라
모진 무더위에 지쳤을세라
미꾸리 꼬리 치는 추어탕에
애호박 숭덩숭덩 칼국수로
온 가족 둘러앉은 밥상머리 대풍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