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오르신 어머니
김현일 예로니모 신부님(성바오로성당 주임)
오늘 교회는 성모님께서 하늘에 오르신 것을 믿음 으로 고백합니다. 성모님께서 하늘에 오르셨다는 것 은 물리적으로 하늘에 오르셨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 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하늘의 존재가 되었다는 것 을 의미합니다.
마리아는 아기를 밴 무거운 몸으로 임신한 나이 많 은 사촌 언니 엘리사벳을 시중들기 위해서 찾아갑니 다. 석 달가량 머물렀다고 오늘 복음은 전해주고 있 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임신한 여자가 바깥을 나다 닌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자신의 위험은 아 랑곳하지 않고 사촌 언니의 어려움을 먼저 생각합니 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자 엘리사벳은 성 령으로 가득 차 큰소리로 외칩니다. “내 주님의 어머 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행복하 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 신 분!”마리아의 인사에 대한 엘리사벳의 응답은 가 히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외침입니다. 어린 사촌 동 생을 나이 많은 엘리사벳이 내 주님의 어머니라고 말합니다.
엘리사벳의 외침에 마리아는 가난한 자의 노래인 마 니피캇으로 응답합니다. 자기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 께 맡긴 자의 노래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 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 다.”
우리가 항상 기도하는 성모송에는 성모님의 하늘 이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 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 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성 모님께서 은총이 가득하신 이유는 바로 주님께서 함 께하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성모님은 이것을 온 전히 믿은 여인입니다. 하느님께 온전히 순명하셨기 에 교회는 성모님을 동정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동 정녀는 하늘의 다른 이름입니다. 하늘에 오른 자는 모두 동정녀가 되어야 합니다.
성모님은 또 이렇게 노래합니다. “마음속 생각이 교 만한 자를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 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 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 로 내치셨습니다.” 교만한 자, 통치자, 부유한 자들은 자기 욕심으로 가득 찬 자들입니다. 이런 자들은 자 신의 무게 때문에 하늘에 오르지 못합니다. 비천한 이, 굶주린 이들은 자기를 모두 내려놓은 가볍디가벼 운 몸으로 하늘에 오릅니다. 이렇게 성모님은 오늘 하늘에 오르십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 라고 믿으신 분!”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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