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동시

징검다리

松竹/김철이 2024. 8. 13. 17:19

징검다리

                     松竹 김철이


언제부터 이곳에 자리 잡은 건지 
나도 몰라 
내 등을 밟고 간 걸음은 
어느 사이 저만치 앞서가는데 
아무리 따라 걸어도 제자리걸음이었지 

들물, 날물, 들락거릴 때마다 
이리로 저리로 흔들리다 
간신히 뿌리 발 디뎠지 
거센 물이 들어올 땐 출렁이는 물살에 
아찔해서 차라리 눈을 꼭 감고 싶었지 

왔다 갔다 송사리 떼  
짓궂은 장난엔 
귀찮아 화도 냈었지만, 
등을 밟고 간 아픔도 잊고 
이젠,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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