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입추立秋 | 시인뉴스 포엠

松竹/김철이 2024. 8. 1. 16:30

입추立秋 

 

                       松竹 김철이

 

 

초가을 조심스레 삽짝을 여니

논두렁 벼메뚜기 살이 통통 오르는데

숨어 울던 귀뚜리

숲속 시절가 가락이 마냥 을씨년스럽다.

 

두 눈 부릅뜨고

논두렁 한가운데 우뚝 선 허수아비

기상은 가상한데

호시탐탐 달려드는 참새떼는 불감당일세

 

어정칠월 건들팔월이라

눈코 뜰 새 없던 농심에

한가함이 조붓조붓 노니는데

성급한 소달구지 볏논을 내달리네

 

네 번을 죽어 되살 신세인데

뭣이 그리 급했던고

무 배추 앞서거니 뒤서거니

농한기 들어설 일손 밭두렁으로 불러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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