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받아들이는 마음에서 기적은 시작된다. | 차호철 세례자요한 신부님(가톨릭상지대학 총장)

松竹/김철이 2024. 7. 6. 10:30

받아들이는 마음에서 기적은 시작된다.

 

                                                                           차호철 세례자요한 신부님(가톨릭상지대학 총장)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마르 6, 4

 

오늘 예수님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고향인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구세주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목수인 요셉의 아들 정도로 여겼고, 자라던 모습을 봐 왔던 동네 사람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예수라는 사람을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러니 예수님의 말씀과 기적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의 바탕에는 바로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예수님도 별다른 기적을 일으킬 수 없었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우리들에게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으로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높은 곳에 있는 사람,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을 자꾸 끌어내리려고 합니다. 좀 특출하고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면, 끌어내리고 모함하고 시기합니다. 다 끌어내리고 싶어 하고 나와 똑같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술을 잘 먹는다고 해서 다른 이들도 잘 먹을 수는 없는 것이고, 내가 운동을 잘한다고 해서 모두가 운동을 잘해야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나와 다르다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선입견이고 고정관념입니다. 그가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은 속 좁은 생각이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옹졸한 마음입니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지만, 저 사람은 나와 다르게 살 수 있는 것이고,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여러분과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이나 동료들, 혹은 우리 믿음 공동체의 식구들을 편견 없이 긍정적이고 선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아니면 고정관념,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고 계십니까?

 

사람에게 생각은 중요합니다. 생각은 행동을 일으키고, 인생을 만들고 변화시켜 나갑니다. “사람이 생긴대로 논다”는 말이 있습니다. 외모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이 그렇게 생겨서 그렇게밖에 못산다는 뜻입니다. 그 사람의 생각이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지요. 생각에는 여러 가지 모양이 있는데 그중에서 버려야 할 것이 바로 선입견이고 고정관념입니다.

 

나자렛 사람들은 닫힌 생각으로 구원에서 제외되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비행기에서 뛰어 내릴 때 낙 하산이 펴지지 않는다면 살 수 없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펼쳐지지 않고 닫혀지면 그렇게 됩니다.

 

생각은 운명의 열쇠입니다. 하느님의 생각을 받 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겸손되이 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생각보다 더 좋은, 하느님의 생각으로 열린 삶, 남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