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말고 믿기만 하여라
이호 안셀모 신부님(가천성당 주임)
현대에 들어 과학과 의학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인간은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 고 곧 ‘죽음’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히고 맙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오늘, 즉 ‘죽었다고 생각되는 어린 딸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회당장 야 이로의 간청과 오랫동안 혈루증을 앓고 있는 여인의 몸부림’의 이야기를 통해 “누가 죽음에 대한 문제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인간의 근 본적인 질문에 해답을 전해줍니다.
회당장은 현실을 살아가는 데에 전혀 부족함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하 지만 그는 자신의 소중한 존재인 어린 딸을 살리기 위해 예수를 반대하 는 주위의 따가운 눈총도 의식하지 않고 예수님을 찾아갑니다. 결국 회 당장 야이로는 자신의 권력과 재력으로는 자신 딸의 ‘죽음’에 대한 문제 를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또한 열 두해 동안 병마와 싸 우며 지내던 여인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예수님께 걸고 있 습니다. 여인 역시 ‘병’(죽음)에 대한 문제를 자신이 해결할 수 없다는 것 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두 사람을 통해 우리 자신 의 모습을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영원한 생명을 청하 지만, 오히려 정반대로 세속적인 방법으로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경 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재물과 명예, 과학과 의학만으로는 ‘죽음’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죽음’의 문제는 인간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과학과 의학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인간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 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에 대한 열쇠를 가지고 있는 분에게 다 가가는 우리의 ‘믿음’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복음의 두 사람, 회당장 야이로와 열 두해 동안 하혈하던 부인이 예수님께 보였 던 그 ‘믿음’을 통해서 말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 안에 담긴 회당장 야이로와 병을 앓던 여인이 보여준 그 “믿음”을 통해 우리 역시 생명의 주관자이신 예 수 그리스도께 ‘믿음’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그 “믿음” 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세상적인 논리와 과학 기술이 모든 것 을 해결해 준다는 단순한 믿음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예수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통해 우리의 삶 안에서 매일 매 순간 생명의 주인이신 예 수 그리스도와 함께 할 수 있는 기적을 체험하며 살아가도록 열심히 노 력해야 하겠습니다.
“새로운 생명을 받기 위해 필요한 단 한 가지는 믿음이다.”(성 아우구스 티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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