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오소서 성령이여 | 정성만 세례자 요한 신부님(송천동성당)

松竹/김철이 2024. 5. 16. 09:13

오소서 성령이여

 

                                    정성만 세례자 요한 신부님(송천동성당)

 

 

예수님께서는 일찍이 제 자들에게 성령을 약속해 주 셨다.

 

당신은 이제 당신이 입으 셨던 육신을 감추시고 새로 운 모습으로 제자들 곁에 계셔야 했기 때문이다. 주 님이 계실 때와 같은 하느님의 능력으로 살기 위해 서는 성령이 오셔야 했던 것이다. 육(肉)을 가지고 오신 사건이 성탄이라면 영(靈)으로 새롭게 찾아오 신 사건이 성령 강림이다.

 

오늘 복음은 흔히 ‘요한의 성령 강림’이라고 부 르는 대목이다. 요한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부활과 성령 강림을 분리하지 않고 동시에 일어난 사건으 로 전하고 있다. 사실 성령 강림은 교회 안에서 끊 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다.

 

세례와 견진, 성찬의 전례가 거행되고 성사가 이 루어지는 그때마다 성령께서 우리 가운데 오신다.

 

우리는 파스카 성야 때 ‘빛의 예식’을 거행하였 다. 예수께서 우리의 빛이시다. 어둠이 짙게 깔리 고 악이 만연한 이 세상에 빛으로 오신 것이다. 죽 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죽음을 생명의 끝이요 종 말로 이해하던 인류에게 죽음을 넘어서는 부활의 새 생명을 보여주신 것이다. 생명이 죽음을 이긴 것이다. 죽음에 대한 새 생명의 승리가 그리스도 의 부활인 것이다. 그리스도의 빛, 그 빛으로부터 우리는 빛을 나누어 받았다. 그리고 우리가 받았 던 세례를 기억하며 세례수 또는 성수를 축복하고 세례 때 했던 서약을 새롭게 하였다. 그리스도인 은 그리스도의 빛을 따라 살아간다.

 

빛이 어둠을 이기듯이, 죽음을 넘어서는 부활시 기를 지내며 새 생명에 대한 기쁨과 그 기쁨이 가 져다주는 마음의 평화를 누리며 지내고 있다.

 

부활시기는 50일간 지속된다. 50일째에 ‘성령 강림 대축일’을 기념한다.

 

성령의 강림은 그리스도 부활의 완성이며 종결 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 을 때, 숨을 내쉬시며 “성령을 받아라”라고 하셨 다.(요한 20,22 참조)

 

부활의 새 생명은 하느님의 영이신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활동하심으로써 그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

 

성령의 강림은 부활의 마지막 사건이다. 성령 강림 대축일은 50일의 기간과 함께 성령의 강림 으로 인한 ‘죄의 용서’와 ‘주님 부활의 새 생명’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새 생명, 부활하신 주 님의 새 생명의 활동이 성령이시다. 우리 가운데 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능력이 성령이시다.

 

성령으로 인해 우리는 그 결실을 맺는다. 그것 은 궁극적으로 우리를 ‘하나’가 되게 만드는 결실 이다. 성령께서 우리 가운데 오셔서 우리를 ‘한마 음’이 되게 만드시는 것이다. 형제들과 한마음 한 뜻, 주님과 한마음 한뜻의 일치를 이루는 것이 오 늘 성령 강림 대축일의 의미이다.

 

성령을 주시고 평화를 주신 주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신 것처럼 우리를 가정과 세상속으 로 파견하신다. 평화를 빌어 주고, 이웃의 죄를 용 서해 주고, 진실을 밝히고, 당신이 누구인가를 알 리고, 하느님 안에서 모두가 한 형제가 되는 세상 을 만들라고 하신다.

 

“ 오소서 성령님, 당신의 빛 그 빛살을 하늘에서 내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