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성주간 | 손병익 루카 신부님(괴산 본당)

松竹/김철이 2024. 3. 24. 09:30

성주간

 

                                    손병익  루카 신부님(괴산 본당)

 

 

오늘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토 요일까지 한 주간을 “성주간”이라고 합니다. 성주간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 음을 묵상하는 주간으로 가톨릭교회 의 전례주년 가운데 가장 거룩한 한 주 간입니다. 이 주간에 교회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이룩하신 하느 님의 구원 신비에 특별한 방식으로 참 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례주년 전 체의 정점을 이루는 성주간 전례는 예수님 생애의 마지 막에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고 묵상하는 가운데서 예수 님의 부활을 맞이하도록 해 줍니다.

 

예수님이 어린 나귀에 올라앉으셔서 예루살렘으로 향하셨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겉옷을 길에 깔았 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잎이 많은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길에 깔았습니다. 그리고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 시는 분 찬미받으소서. 높은 데서 호산나!”라고 소리 높 여 예수님을 열렬히 환호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수난 복음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 고 있습니다. 원로들과 수석사제들이 예수님을 결박하 여 빌라도에게 넘겼습니다. 빌라도는 군중에게 “여러분 이 유다인들의 임금이라고 부르는 이 사람은 어떻게 하 기를 바라는 것이오?”라고 묻자, 군중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빌라도가 다시 “도대체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 라고 묻자, 더욱 큰 소리로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 고 외쳐댔습니다. 예수님을 그토록 환영했던 마음과 소 리는 사라지고,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소리만 울려 퍼 지고 있습니다.

 

유다인들에게 가장 큰 축제인 과월절에 로마 총독은 정치범 한 사람을 풀어주는 관례가 있었습니다. 빌라도 는 이 기회에 예수님이 잘못이 없음을 알았기에 예수님 을 놓아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수석사제들과 원로 들의 선동에 많은 군중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 고 외쳤고, 이 소리에 빌라도는 군중을 만족시키려고, 예수님을 채찍질하게 한 다음에 십자가 형에 처하라고 내어 주었습니다. 소신 있는 판결을 했어야 했는데 군 중의 목소리를 따랐던 것입니다. 그리고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에서 “다른 이들은 구원하였으면서 자신은 구원하지 못하는군. 지금 십자 가에서 내려와 보시지.”하며 심하게 조롱을 하였습니 다. 그러나 예수님은 깊은 침묵을 하시면서 오로지 주 님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놓으시면서 숨을 거두셨 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주님과 하나가 되셨던 것입니다.

 

성주간이라는 거룩한 한 주간을 시작하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상의 죽음을 통해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 주신 예수님의 크신 사랑에 감사드리며, 우리는 흔들림없는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주 예수님은 참으로 하 느님의 아드님이시라는 신앙고백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주님께 간구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