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목(草木)
松竹 김철이
드높은 하늘을 오르고파
위로만 솟는가,
사시사철 푸르고 고운
잎과 꽃을 피워도 줄기는 늘 허황한데
드넓은 벌판을 푸르러지고파
옆으로만 번지나,
계절 따라 시들고 피우는
짙은 환경 물들여 살련다.
바람 불고 비 올 적에
바람 한 점 막아줄 버팀목 없어도
한줄기 빗물 가려줄 우산이 없어도
시시때때로 피고 지는 것을
초목은 내일을 꿈꾸지 못한다.
모진 가뭄엔 타 죽고
지린 홍수 땐 뿌리째 뽑혀도
내일을 만들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