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의 시작은 회개로부터
김학배 안젤로 신부님(사회사목국장 겸 사회복지회장)
어느새 기다림의 촛불이 3개가 밝혀집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오시는 주님께 드릴 수 있는 선물은 준비되셨는지요?
받는 데는 익숙하면서 막상 무언가를 내놓아야 할 때 고민이 많아집니다. 그리고는 나중에 또 내놓 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혼자 부끄러워집니다. 제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사제로 산 지 어느새 30년이 되고 있는데 이 부끄러움의 반복은 끝이 날 줄 모릅니다.
제가 알고 지내는 교우분이 선뜻 큰 기부를 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나중에 뵈었을 때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하셨는지 물었습니다. 아주 부끄러워하시며 하신 대답이 저를 더 부끄럽게 했습니다. 피정을 하시며 자신의 삶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평생 받기만 하고, 욕심으로 살고, 온통 자신 걱정 만 하는 부끄러운 자신을 주님은 늘 사랑으로 지켜주셨음을 알게 되었고, 깊은 회심에 이르렀습니다. 회심은 주님께 대한 기쁨과 감사로 충만하게 하였고, 감사의 삶은 나눔을 결심하는 원동력이 되어 아 내와 깊이 의논하여 결정하셨답니다. 기도는 회심을, 회심은 신앙의 기쁨을, 기쁨과 감사는 나눔으로 이어지는 신비가 완성된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신앙의 모습은 어디에 머물고 있습니까? 나 자신에 갇혀 껍질을 깨지 못한 채 신앙의 빛마저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요? 미루지 말고 회개하여 신앙의 기쁨을 되찾고, 나눔으로 주님을 기쁘게 하여 주님 강생의 신비를 사랑으로 완성합시다.
그런 우리에게 오늘 바오로 사도는 테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권고하십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1테살 5,16-18)
기쁨과 기도와 감사의 삶은 진정한 회개에서 시작되며, 가진 것을 나누는 자선으로 완성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자선 주일’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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