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동지冬至

松竹/김철이 2023. 12. 14. 12:43

동지冬至

 

                  松竹 김철이

 

 

금일은 동짓날

일 년 삼백육십오일 중

밤이 가장 긴 날

차가운 냉기에 얼어붙은 나날이

생기를 되찾아 봄의 싹이 돋는댔지

 

아궁이 장작불 성화는

목 빼 심청이 기다리던 되놈 같은데

몸단장하던 새알심

생떼를 부리듯 쟁반 위에 마구 구른다.

 

눈 뜨게 할 아비도 없는데

공양미 몇 석의 제물인가,

쌀가루 버무려 단장하고

펄펄 끓는 가마솥 팥물 속에 몸을 던지니

하현달도 서럽다.

 

팥죽 쑤어 집 안팎 뿌려주니

갖은 악귀 쫓겨나고

팥물로 물 든 스무이튿날 밤은

밤새들 울음으로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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