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 환경

화산섬 거문오름 1년 기록, 용암동굴 대탐사 [코리언지오그래픽-2편 화산섬 초록덮개 거문오름] / KBS 20141009 방송

松竹/김철이 2023. 11. 5. 13:49

화산섬 거문오름 1년 기록, 용암동굴 대탐사 [코리언지오그래픽-2편 화산섬 초록덮개 거문오름] / KBS 20141009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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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아래 오름이 있고, 오름 아래 동굴은 살아 숨 쉬며 매일 조금씩 자란다. 그 동굴 위로 빌레못, 곶자왈, 모래언덕이 생명의 초록 덮개로 펼쳐지고 돌담 너머로 바람에 맞서며 밭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다. 100만 년 전 자연이 용암대지 위에 지하-지상-천상을 하나의 몸체로 연결한 디자인을 만난다.

1. 오름, 그 아래 숨겨진 왕국이 있다 - 거문오름 1년살이와 용암동굴 대탐사
제주는 오름의 왕국이다.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368개의 작고 낮은 산, 오름.. 위압적이지 않으며 산담(서귀포 지역에서 무덤 주위로 네모지거나 둥글게 둘러싼 돌담)과 숲, 밭을 품고 있는 오름은 그 자체로 눈부신 풍경이자 대지의 예술이다.
오름 아래엔 ‘숨겨진 왕국’ 동굴이 많다. 지금까지 알려진 동굴만 180여개. 알려지지 않은 작은 동굴들은 아직도 무수히 많다. 제주 동북쪽 해발 456m에 위치한 거문오름은 화산체로부터 흘러나온 용암이 북동쪽 방향으로 해안선까지 14km를 달려가 20여개의 동굴을 만들어낸 근원지다. 거문오름의 분화구 둘레는 4.5km로 한라산 백록담의 3배에 이를 정도로 화산 폭발의 규모가 컸다. 큰 규모의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자연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2006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용천동굴은 용암동굴이면서도 종유석과 석주 등이 잘 발달했고, ‘천년의 호수’등이 장관으로 꼽힌다. 헬리캠 영상으로 기록한 거문오름의 365일, 그리고 벵뒤굴-웃산전굴-만장굴-김녕굴-용천-당처물-남지미동굴 등 14km 구간을 대탐사한다.

2. 빌레못을 아시나요? - 용암대지 위 오아시스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모정
빌레못은 평평한 용암대지 위에 생긴 연못을 뜻하는 제주 고유어다. 거문오름 선흘곶과 벵뒤굴 주변에는 빌레못이 잘 발달돼 있다. 물이 귀한 제주에서 빌레못은 뭇생명의 요람이 된다. 어리연꽃과 순채가 용암대지에 뿌리를 박고 꽃을 피워내며 그 연잎 위에서 물장군, 물자라, 늑대거미는 새끼를 키운다. 빌레못은 말과 말테우리가 목을 축이는 오아시스다. 그리고 그 빌레못 지하 동굴에는 박쥐가 새끼를 품고 젖을 먹이며 비행하고, 농발거미는 한 달 넘게 식음을 전폐한 채 동굴 천정에 매달려 알집을 지킨다. 빌레못 지상과 지하를 교차하는 생명의 향연, 검고 굳은 용암대지 위에는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뜨거운 모정이 흐르고 있다.

3. 지하세계가 만들어낸 생명의 초록덮개 곶자왈
곶자왈은 점성이 높은 용암이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 지형을 만들고, 그 위에 나무와 덩굴식물이 뒤엉켜 자라는 숲을 뜻한다. 거문오름 용암의 길을 따라가면 원시림을 떠올리게 하는 곶자왈의 장관이 펼쳐진다. 뿌리로 거대한 바위를 움켜쥐고 수백 년을 살아온 고목들의 행렬.. 그리고 그 그늘 아래엔 양치식물과 버섯 등이 무성하게 자라 초록덮개(Green Mantle)를 이룬다. 곶자왈의 식생이 풍부하고 독특한 것은 돌무더기 아래 지하에서 뿜어내는 습기 때문이다. 벵뒤굴 주변 동굴 천정에는 많은 잔뿌리들이 내려와 있다. 한 방울의 물과 습기를 머금기 위해 오랜 세월 용암의 절리를 타고 지하 동굴로 들어가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뿌리의 주인은 누구일까? 지상에는 종가시나무, 천선과 등이 살아 있고, 그 나무의 품에 의지해 긴꼬리딱새, 사슴벌레, 달팽이 등이 번식한다. 생명의 숲 곶자왈은 지하세계가 만들어낸 초록 덮개다.

4. 최초공개 남지미동굴 - 식물이 화석이 되는 시간에 대한 성찰
남지미동굴은 가장 최근인 2010년 발견된 동굴이다. 용암동굴이면서 석회동굴처럼 종유석과 석주 등이 발달해 주목을 받았다. 남지미동굴은 다른 동굴들이 전신주 교체 등 우연한 기회에 발견된 것과 달리 처음으로 과학적 조사에 의해 발견됐다는 의의를 가진다. 과학적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인근에 당처물동굴, 용천동굴이 있어 그 동굴의 연장 가능성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남지미동굴은 당처물동굴과 연결되어 있는 형제굴이고, 용천동굴, 당처물동굴과 함께 월정리 해안의 삼형제 굴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남지미동굴 종유석과 석주의 중심엔 많은 식물 뿌리들이 발견된다. 식물의 뿌리를 중심축으로 삼아 석회 성분이 수천 년 녹아내리며 성장한 것이다. 미미한 존재들이지만 살기위해 지하로 향한 뿌리와 탄산칼슘이 만나 신비한 ‘신의 궁전’을 만들어낸 것이다. 동굴은 살아 숨 쉬며 조금씩 자라고 있고, 그 동굴 위 모래언덕엔 나나니벌과 비바리뱀이 꿈틀대며, 돌담 너머엔 바람에 맞서며 사람들이 밭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다.

※ 이 영상은 [코리언지오그래픽-2편 화산섬 초록덮개 거문오름(2014년 10월 9일 방송)]입니다. 일부 내용이 현재와 다를 수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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