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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1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松竹/김철이 2023. 8. 27. 08:06

물 1

 

                             松竹 김철이

 

 

물은

언제든 다툼의 씨앗을 빚지 않고

세상 누구와도 다툼이 없으라.

 

두서넛 달

혹한에 발이 묶여도 원망하지 않고

감사의 걸음

춘삼월 부초를 엎는다.

 

드높은 하늘

무작정 등 떠밀어도

제 어미 제 새끼 사랑으로 품듯

물속 생명체 품어 흐른다.

 

부평초 신세

한순간 위로받지 못해도

마냥 흐르는 절개, 꺾지 않고

만삭의 계절 업어 도도히 거닌다.

 

동장군 칼바람

흘러야만 할 물길 통째 가로막아도

굴하지 않고

쉬었다 가고 돌아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