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 편지

꽃이 핀 자리

松竹/김철이 2023. 5. 12. 00:53

꽃이 핀 자리


꽃이 핀 바로
그 자리에 열매가 열리듯,
지는 꽃잎에 황홀한 외로움 스며와도
나는 여기 이 자리에 그대로 있어야겠다.
내가 꽃잎으로 지는 날 올 때까지는 지금 있는
이곳에서 오래도록 흔들리고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오붓하게
살아낼 것이다.


- 공상균의 《바람이 수를 놓는 마당에 시를 걸었다》 중에서 -


*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철 따라 언젠가는 질 것입니다. 그러나
피어있는 동안 햇살과 바람과 이슬과 만나며
눈부신 빛깔과 향기로 모두를 기쁘게 할 것입니다.
그러다 어느 날, 꽃이 핀 그 자리에서
튼실한 열매가 자라날 것입니다.
꽃은 그걸로 충분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위대한 힘  (1) 2023.05.17
마음을 담은 손편지 한 장  (0) 2023.05.15
백수로 지낸 2년  (0) 2023.05.10
우리는 언제 성장하는가  (0) 2023.05.08
술 마시면 안 되는 사람  (0) 2023.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