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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 교만과 겸손 - 마르코 축일

松竹/김철이 2023. 4. 25. 22:19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 교만과 겸손 - 마르코 축일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LQOrF2_JE_o

 

 

 

교만과 겸손

 

제 서품성구는 '겸손과 기도'입니다. 다른 사제들이 하는 것처럼 성경의 한 구절을 선택하지 않고 특별히 이를 선택한 이유는 신학교를 살아오면서 살펴본 모든 성인들의 저서가 공통적으로 이 두 가지 덕목이 신앙생활에서 참으로 중요한 덕목이라고 알려 주고 있으며 동시에 제가 평생을 지니고 살아야 할 가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겸손은 언제나 다시 묵상을 하게 되는 주제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이 겸손을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자신을 낮추기만 하는 것이 겸손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큰 오류가 생겨납니다. 겸손의 핵심은 하느님 앞에 피조물로서 본래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그냥 억지로 자신을 낮추기만 하는 것은 겸손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생각의 차이로 인해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가 어떤 일을 마주할 때입니다. 거짓된 겸손을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을 무턱대로 낮추기만 해서 충분히 가능한 것도 안된다고만 생각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이는 두 가지 형태로 드러나는데 하나는 자존감의 결여이고 다른 하나는 교만입니다.

 

자존감의 결여라는 것은 스스로를 지나치게 미천한 존재로 여기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스스로를 사랑할 줄 모르기 때문에 타인도 사랑하지 못합니다. 이들은 그저 '순하다' 또는 '착하다'라는 주변의 평가로 만족합니다. 그러나 그 착함은 용기없는 착함이고 누군가 똥지게 지고 장에 가자 해도 그대로 따라가는 수동적인 무능력일 뿐입니다.

 

반대로 교만을 바탕으로 하는 거짓 겸손은 최종적으로 나 자신을 드높이기 위해서 일시적인 전략으로 나를 낮추는 태도를 취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에 상대가 나를 전보다 더 높은 곳으로 들어높여 주리라는 것을 계산하고 하는 영리한 처신이 됩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두고 무조건 못한다고 해서 상대가 와서 사정하게 만들어서 겨우 맡아주는 식의 처신입니다. 이는 내적인 교만이 전제되어 있는 것입니다.

 

참된 겸손은 우리 자신이 하느님 앞의 피조물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면 그분의 뜻을 내 뜻 앞에 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싫어도 어떤 것은 해야만 하고 다른 것은 내가 좋아도 멈추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올바로 식별하고 행동하는 것이 진정 겸손한 이의 처신이 되는 것입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십니다." (1베드 5,5)

 

하느님 앞에 겸손한 이는 자신에게 능력이 없어도 자신을 쓰시겠다는 하느님 앞에 스스로를 맡기며 그분의 은총으로 부족함을 채워 나갑니다. 마치 오천명 앞에 바쳐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와 같은 것입니다. 턱없이 부족하지만 주님이 쓰시겠다면 당나귀도 귀한 짐승이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하느님은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십니다. 그들의 교만은 스스로가 세상의 임금이 되고자 합니다. 그 교만의 뒤에는 근본적으로 하느님에게 대적한 사탄이 숨어 있습니다. 사실 사탄은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돌아 다니다가 내면 가득히 교만으로 가득한 이에게 유혹의 손길을 던지는 것입니다.

 

악마는 인간보다 영리하기 때문에 그들을 대적할 때에는 필수적으로 믿음이 필요합니다. , 우리 자신의 능력으로 그들을 대항하는 것은 마치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같습니다. 그래서 악마를 대적하는 데에는 믿음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믿음이 있다고 해서 모든 악마가 일순간 물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온 세상에 퍼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같은 고난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지상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믿음이 아니라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최종적으로 승리하실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여러분이 잠시 고난을 겪고 나면, 모든 은총의 하느님께서,

곧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당신의 영원한 영광에 참여하도록

여러분을 불러 주신 그분께서 몸소 여러분을 온전하게 하시고

굳세게 하시며 든든하게 하시고 굳건히 세워 주실 것입니다.

(1베드 5,10)

 

 

마진우 요셉 신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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