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겨울밤

松竹/김철이 2022. 12. 9. 07:00

겨울밤

 

                              松竹 김철이

 

 

단잠 이루지 못할 밤이면

고향 집 채소밭에 눈이 쌓이고

꿀잠 이루지 못할 밤이면

본향 집 추녀 끝 고드름은 길게 내리리

 

달빛도 햇빛도

자유로이 고향 집을 드나드는데

발목 걷고 개울 하나 건너지 못할 걱정만

홍시 나뭇가지마다 곰삭아서 영그네

 

서릿바람 칼춤에도 눈꽃이 피는데

시기라도 하려는 듯

옷 벗은 겨울나무 가지 끝에 붉은

동백꽃 꽃잎 따라 추억 앓이 붉더라

 

초저녁은 첫새벽을 향해 내달리고

꾸벅잠 자던

수탉은 하루를 깨울 채비로 분주한데

밤은 하얗게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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