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松竹 김철이
드높은 하늘에
생떼를 쓰듯
더럭더럭 소리 질러 운다,
금세 그칠 울음이면서
노령견 곤한 낮잠을 깬다.
황천 갈 날 멀었다고
하늘 땅 번갈아 나무라듯
게도 아니면서
게거품 주둥이 빼물고 위아래 버럭버럭
핀 꽃은 마구 때려 떨구고
땅속에 숨은 새싹 살살 달래 돋우니
그 심사
변덕이 죽 끓듯 하누나
존재 이유야 어디 있든
새 생명이 살고
마른 땅 생기를 찾으니
아래로만 내리는 그 은덕
그 사랑이 드높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