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모세
김철이
어느 일요일 예수님과 모세가 키 작은 노인네와 함께 골프를 치고 있었다.
워터 해저드가 유난히 크게 버티고 있는 파 3홀. 먼저 예수님이 티 샷을 날렸으나
뒤땅을 치는 바람에 공은 연못을 향해 곧장 날아갔다.
그러나 명색이 예수님인지라 공은 그대로 물 위에 떠 있었다.
예수님은 성큼성큼 물 위로 걸어가서, 무난히 공을 그린에 올려놓았다.
다음은 모세의 차례 모세도 역시 물속에 공을 빠트렸다.
그러나 모세가 침착하게 클럽을 들고 두 팔을 들어 올리자,
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공이 드러났다.
모세는 무난하게 온 그린을 시킬 수 있었다.
세 번째는 키 작은 노인 그 역시 샷이 신통치 않아 여지없이 공이 해저드로 날아갔다.
그때 연못에서 큰 물고기가 뛰어오르더니
공을 덥석 물고는 그린을 향해 헤엄쳐갔다.
해저드 끝에서는 독수리가 하늘에서 내려와 물고기를 낚아채 그린에 떨어뜨렸다.
물고기가 그린 위에 떨어지면서 노인의 공은 알맞게 굴러 홀 컵으로 들어가 버렸다.
홀인원! 멍하니 이를 지켜보던 예수님이 노인을 돌아보며 씩씩거렸다.
"에이 아버지, 골프를 치시는 거예요, 장난을 치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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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식으로 하시면 다음에는 끼워드리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