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육부가 뒤틀려 못 살겠네…
松竹 김철이
보릿고개 석 삼 년에
도둑질하지 않는 놈 없다던데
지가 언제부터 호의호식했다고서
바로 코앞의 일조차 잊은 게야
그 누가 올려놓은 권좌이고
그 누가 물려준 명예인지
전상호(殿上虎) 사자(獅子) 부재중인 대궐에
호랑(狐狼)이 왕(王) 노릇을 하는구나.
발광한 코 큰 소가 온통 법석이고
병자호란 만적(蠻狄)이라도 된 양
중국산 의식주 창, 칼도 들지 않고
금수강산 백의민족 생존권을 위협하며 호령인데
나약한 호랑은
만백성의 신음 귀 밖으로 흘리다니
충효 사상 지극하고
삼강오륜 목숨처럼 지켜오신
조상님들 지하의 대성통곡 귓전을 때리니
참회하는 마음 간 곳 없고 원망하는 마음만이 태산일세
물과 세월은 되돌릴 수 없는 것
무심코 살아온 세월이 가슴을 치고
저승 가신 조상님들 가시던 걸음조차 무겁게 하겠거늘
먼 훗날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을 생각하면
똥줄 끝에서 용트림치는 심노 억누를 길 없으니
오장육부가 뒤틀려 못 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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