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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육부가 뒤틀려 못 살겠네…|제 3시집 인생노름 중에서

松竹/김철이 2022. 2. 26. 01:00

오장육부가 뒤틀려 못 살겠네…

 

                                           松竹 김철이

 

 

보릿고개 석 삼 년에

도둑질하지 않는 놈 없다던데

지가 언제부터 호의호식했다고서

바로 코앞의 일조차 잊은 게야

 

그 누가 올려놓은 권좌이고

그 누가 물려준 명예인지

전상호(殿上虎) 사자(獅子) 부재중인 대궐에

호랑(狐狼)이 왕(王) 노릇을 하는구나.

 

발광한 코 큰 소가 온통 법석이고

병자호란 만적(蠻狄)이라도 된 양

중국산 의식주 창, 칼도 들지 않고

금수강산 백의민족 생존권을 위협하며 호령인데

나약한 호랑은

만백성의 신음 귀 밖으로 흘리다니

 

충효 사상 지극하고

삼강오륜 목숨처럼 지켜오신

조상님들 지하의 대성통곡 귓전을 때리니

참회하는 마음 간 곳 없고 원망하는 마음만이 태산일세

 

물과 세월은 되돌릴 수 없는 것

무심코 살아온 세월이 가슴을 치고

저승 가신 조상님들 가시던 걸음조차 무겁게 하겠거늘

먼 훗날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을 생각하면

똥줄 끝에서 용트림치는 심노 억누를 길 없으니

오장육부가 뒤틀려 못 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