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딱따구리

松竹/김철이 2022. 1. 15. 01:10

딱따구리

 

                             松竹 김철이

 

 

백사장 모래알만큼이나

무수한 인간사 언어들

무기 하나 들지 않고

사랑하는 이 상처를 준다.

 

인두겁 썼다 하여

다 인간인가

구실을 다 못하면

금수만도 못하거늘

 

세 치 혀를 떠난 말들

부리조차 없을

한 마리 딱따구리로 생겨나

달리는 말도 없이 천 리를 간다.

 

육의 상처 세월 가면 절로 났지만

혼의 상처 천 년도 더 가기에

열일을 다 제쳐놓고

마음 가지런히 세 치 혀 다스려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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