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주님의 영)의 일곱가지 은사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이다. 그는 주님을 경외함으로 흐뭇해하리라. (이사 11,2-3)
흔히 성령의 7가지 은사를 이야기할 때에 그 근거가 되는 성경구절입니다. 일차적으로 성경에 표현된 그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혜, 슬기, 경륜, 용맹, 지식, 경외1, 경외2
한국말로 애매하게 표현되기에 서로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다음은 교리서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스페인어로 각각에 대응하는 단어를 배열했습니다.
지혜(sabiduría)
통찰(inteligencia)
의견(prudencia)
굳셈(valentía)
지식(conocer)
공경(respetar)
경외심(temor)
지혜라는 것은 하느님의 영원하고도 거룩한 뜻을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옹졸한 마음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원의 시선 안에서 사건과 인간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선을 의미합니다. 이런 지혜를 지닐 때에 어떤 사건이 일어나거나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나타나도 인간은 조급해 하지 않을 수 있고 느긋하고 여유로울 수 있습니다.
통찰, 다른 표현으로 깨달음, 영리함이라는 것은 그 지혜를 적용하는 영리함을 말합니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 있어도 그것을 막 다루면 결과가 엉망이 되듯이 우리가 지혜를 지니고 있어도 그것을 현명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통찰이라는 것은 그런 영적인 영리함을 의미합니다.
의견이라는 것은 스페인어 해석에 따르면 '섭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이 정해놓으신 여정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머물러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그때그때마다 더 나은 상황으로 보이는 요소에 쉽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이 하느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방향인지를 잘 알아서 거기에 굳건히 머물러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굳셈이라는 것은 '용기'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꿋꿋하게 지켜 나가는 데에는 분명 내적 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뜻을 지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전쟁터에서 앞서 나가는 사람을 우리는 용기있다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그런 용기는 세상적 '무모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뜻 안에서 진리 안에서 참된 용기를 지닐 줄 알아야 합니다.
지식이라는 것은 영적인 여러 사정을 잘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자동차 전문가가 차의 각 부분을 잘 알아서 올바로 진단하고 수리하듯이 우리도 영적인 영역에 대한 지식을 넓혀 나가고 그것을 잘 파악해서 어디에 어떻게 문제가 생겨 있고 그것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 두 부분은 하느님에 대한 같은 영역의 다른 시선을 의미합니다. 하나는 선 안에 머물러 있고 더 큰 선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보이는 하느님이고 다른 하나는 죄 안에 머물러 있는 이들입니다.
한편으로는 공경입니다. 하느님은 사랑받아야 마땅하고 드높여져야 마땅한 분입니다. 그분의 진리와 선과 사랑은 그 어느 누구도 감히 흉내내거나 심지어 상상할 수 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분은 칭송받으셔야 마땅하고 찬미와 찬양 흠숭과 존경을 드려야 합니다.
다른 편으로 경외심입니다. 그러나 이 표현보다는 '두려움'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스럽고 자비롭고 온유하기만 한 분이 아니라 분명 '정의'로운 분입니다. 하느님의 이런 정의 앞에 인간은 '두려움'을 느낄 줄 알아야 합니다. 모든 죄를 짓는 이들의 마음 속에는 이런 두려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겁이 나면 함부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령의 마지막 은사는 하느님에 대한 올바른 두려움을 가질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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