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구원? 구원! 구원에 관해서 성찰해 봅시다._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松竹/김철이 2020. 11. 10. 17:23

구원? 구원!

 

구원에 관해서 성찰해 봅시다.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구원은 특별한 수양을 쌓은 사람을 위한 것일까요?

만일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모든 이를 구원하러 오셨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 될 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구원이라는 것은 필요한 조건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특별한 재주나 특기를 지닌 사람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원하면 지닐 수 있는 구원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타고 났다면 누구나 지닐 수 있는 무언가이어야 합니다. 즉 동물에게서도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만이 고유하게 지닐 수 있는 것, 그리고 누구나 원하면 바뀔 수 있는 무언가여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혼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있고 그 영혼의 고유한 기능인 자유의지를 떠올릴 수 있게 됩니다. 즉 구원은 우리의 자유의지가 원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또 반대로 원치 않아서 거부하는 것이 됩니다.

 

구원을 향한 자발적 선택?

이를 종교적 표현으로 믿음, 또는 신앙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유로이 영혼의 고유한 능력인 자유의지를 통해서 받아들이는 행위가 바로 신앙이고 이 신앙이 구원의 가장 기초적인 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왜 믿음이 없을까?

믿음은 특별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믿음은 누구나 원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천적인 면에 있어서 믿음은 모두가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이 구원을 향한 믿음 대신에 세상에 신뢰를 두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세상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요소를 더 얻기 위해서 자신의 영혼의 자유의지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탐욕의 정체?

심지어 동물도 필요 이상의 것을 비축하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것은 인간의 고유한 능력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내면에 선사된 거룩한 하느님의 힘을 가지고 세상 안에서 한껏 탐욕을 부리고 또 다른 이들과 화합하지 못하고 이기심에 고립되어 가는 일이 허다합니다. 탐욕과 이기심은 같은 방향을 향한 내적 힘입니다. 인간은 이기적이라 탐욕이 생기고 탐욕을 부리면서 더욱 이기적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구원은 쉬운가?

구원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것입니다. 아주 어린 아이라도 친구와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기분 좋고 유쾌한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서로 사랑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누구나 압니다. 구원은 우리를 바로 그러한 상태로 이끌어가는 것입니다.

 

구원은 왜 어렵게 느껴지는가?

그러나 세상 안에서 그러한 구원을 실천하고 살려고 하면 그것을 방해하는 요소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즉 구원을 원치 않는 이들, 이기심과 탐욕에 사로잡힌 이들을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그러한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구원을 찾는 이들을 구하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구원을 찾는 이들이 더욱 성장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어릴 때의 갸날픈 몸으로는 술래잡기나 하면서 놀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근육이 자라면 거친 스포츠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 내면의 자유의지도 훈련을 통해서 더 힘든 사랑에 헌신할 수 있게 되고 그 보람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처음에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나 겨우 사랑하던 이가 나중에는 사랑이 부족한 이들에게 기꺼이 사랑을 내어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구원을 원치 않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함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이를 구원하고 싶어하기에 아직까지는 구원을 원치 않는 이들도 다시 한 번 사랑을 체험하고 구원을 갈망하게 되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죄인이었다.

우리는 과거 죄를 지어본 경험을 누구나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서 해방되어 본 기쁨도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 죄를 짓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이를 심판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랑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바로 그런 사랑을 받았기에 믿음 안에서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직 그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에게도 그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그것을 주어야 하는 주체는 바로 우리들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