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맛골
松竹 김철이
누구를 붙잡고 사정할까
이 절박한 심정
어디에 비하리
살점을 도려내는 이 아픔조차 외면하고 싶어라
지존하신 양반들 말발굽 소리를 피해
하나둘 숨어들어
막걸리 몇 되 빈대떡 몇 장에
서민들 육백 년 추억이 어울려 숨 쉬던 곳
이제 와 들여다보니
가슴에 피가 맺힌다.
몇 대에 걸쳐
순박한 행복 청춘이 꿈꾸며 살던 우리의 고향
모정 같은 손길로 늘 지켜줄 줄 알았는데
육백 년 정 뒤로 하고
헤어질 운명이 원망스럽더라
못 먹고 못 살던 시절들의 모습이나
지난 시절의 그림자
영영 오지 못할 구천 길 오른다니
가슴이 메 절로 조여 온다.
그 따스했던 손길
그 다정했던 마음
고등어 살타는 냄새로
온 국민 마음속에 영원불멸 머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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