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松竹/김철이 2020. 8. 27. 08:39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aiHgQo0uPno

 

 

"깨어 있어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익숙한 우리입니다. 분명 주님이 오실 날이 있고 그 날을 우리 모두가 만나게 되리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깨어 있으라는 이야기를 마음에 새기기는 참 어렵습니다. 늘 새롭게 시작되는 하루의 시간에도 충실하기 어려운 우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한 어머니를 기억합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집에 한 가정을 꾸려 귀한 아들을 얻어 좋은 교육을 시키고 세상 어떤 이보다 훌륭한 이로 키우려 했던 어머니입니다.

 

이 어머니에게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이 아들은 좋은 배경을 바탕으로 세상의 모든 학문과 문화를 모두 접했습니다. 그에게는 하느님을 믿을 이유가 없는 집안과 자신의 대단함을 지녔습니다. 그는 세상과 사람들 위에서 누리는 모든 것이 갖추어진 사람이었고 그의 방탕함조차 권리가 되고 자랑의 내용일 뿐이었습니다. 마치 복음 속 부자 청년과 같았던 그는 청년과는 달리 세상의 모든 어두운 문화와 죄의 화려함을 맛본 상태였습니다. 

 

어머니는 일생에 그 아들의 걸림돌이 됩니다. 아들에게 희망을 보기 위해 어머니는 평생을 매달리며 기도합니다. 아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전혀 달라지지 않는 아들. 자신보다 훨씬 훌륭해져 지식에도 삶의 질에도 전혀 내려 올 이유가 없는 아들을 위해 어머니는 소용 없는 기도를 바칩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의 삶이 늘 그 아들에게 눈물로 전달됩니다. 아들의 하루 앞에 우리가 기억하는 이 어머니는 그 아들의 불가능한 변화를 믿었고 아들은 어느날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변화를 겪습니다. 

 

아들과 함께 기억되는 모니카 성녀는 이 깨어 기다림을 아는 우리의 어머니를 보여줍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몫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아는 이 어머니는 결국 주님의 오심을 보았고 주님도 깨어 일하는 이 어머니를 보셨습니다. 깨어 기다린다는 것은 하염없이 아들의 회개를 기다리고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이 어머니의 삶에서 드러납니다. 

 

이 어머니의 삶이 오늘 복음의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입니다. 아들에 대한 사랑과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알고 믿는 것이 깨어 기다림의 비결이라면 비결이겠습니다. 그 기다림은 지루함이 아닙니다. 간절함과 최선이 그 내용입니다. 

 

이 어머니의 평생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