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온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온 세상에 전염병이 퍼져있고, 아직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 상황에 사람들은 더욱 위축되고 더운 여름을 피할 겨를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 불에 기름을 끼얹듯하는 이들이 등장합니다.
한 번 피한 소나기라고 그 피해가 없으리라고 비를 맞아보겠노라고 나선 이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믿음이란 연결고리로 함께 하는 이들까지 모두가 설명도 이해도 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 같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길에 나섰으나 누구도 그들에게서 하느님을 보지는 않습니다.
복음 속 예수님은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 대해 그들이 앉아있는 그 자리가 모세의 자리라 말씀하시며 그들의 말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본받지 말라 하십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 말씀조차 위험한 상황에 와 있습니다. 그들이 말씀을 선포하는 자리에서 무엇을 이야기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들의 입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나왔다 한들 그들의 말을 듣는 것도 지키는 것도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말만하고 실행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이상한 말을 하고 사람들을 동원해 해서는 안될 일을 하고 사람들도 종용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란 이름 덕분에, 또 종교의 가치 덕분에 어떤 자리를 부여 받은 이들. 그 직무의 무게는 진리를 지키고 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진리를 실천하고 행해야 하는 몫은 모두가 동일하게 풀어야 하는 숙제이자 삶의 주제입니다. 그러나 이 직무 외에 자신의 삶을 방종하게 만드는 것도 문제가 될텐데 그 자리를 이용해서 사람들을 선동하고 나쁜 길로 이끌어 진리를 왜곡하고 전혀 다른 욕심을 채우려 한다면 이는 커다란 문제로 연결됩니다.
상황이 어떻게 될지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을 신앙으로 설명하며 한쪽에서는 '심판'을 말하며 '구원'의 선명함을 자랑하려는 이들도 이 지독한 위험 앞에 부딪히게 절벽으로 사람들을 내 몰며 '시험'을 하게 만드는 이들도 모두 주님의 말씀 속 위선자 지도자들의 자리에도 낄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가르치는 것을 실천하며 모범을 보이고 자신을 희생하는 이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위선자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소심하게 반박하며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순진한 위선자라면 차라리 그들을 위한 기도라도 드리겠습니다. 이 나쁜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그들을 목자로 따르는 이들은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님의 말씀을 더 이상 헤아리지 못하게 하는 이 시대의 위선자들 때문에 이래저래 피곤한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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