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마르타는 예수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그분을 맞으러 나가고,"

松竹/김철이 2020. 7. 29. 03:00

"마르타는 예수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그분을 맞으러 나가고,"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xk7OdWxUhtY

 

 

복음에 등장하는 이들 중 우리에게 성인과 성녀로 불리는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축일에는 관련된 말씀을 읽게 마련이고 이를 바탕으로 성인을 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의 생애에서 그들의 모습은 어리석거나 혹은 하느님의 가르침을 올바로 깨닫지 못한 경우의 모습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인물로 우리는 베드로를 알고 있고, 어떤 의미에서는 세례자 요한도 토마스 사도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오늘 기념일을 지내는 마르타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르타는 크게 두 번에 걸쳐 우리에게 기억에 남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하나는 동생 마리아와 비교되는 모습이고 또 하나는 오늘 복음의 내용으로 오빠 라자로의 죽음과 소생에서 등장합니다. 

 

그런데 첫번째 이야기에서 마르타는 예수님을 초대하고 대접하느라 수고함에도 동생이 차지한 '좋은 몫'에 비교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어떤 이들은 그 모습을 '활동'과 '실천'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는 주님을 모시고 대접하는 극진한 종의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한 이가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르타는 오빠의 죽음 후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먼저 나가서 맞이합니다. 그리고 극진한 인사로 예수님을 맞아들이고 예수님이 오빠를 살려주시겠다는 말씀을 가장 먼저 듣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마르타에게 믿음을 가질 것을 이야기하시고 그녀의 대답으로 끝나지만 복음 전체의 내용을 보면 그녀의 이 대답이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예수님이 오빠를 살리기 위해 돌을 굴려내라고 했을 때 예수님을 막아서며 이미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가 고백하고 아는 것을 실제로 믿고 행동하는 것에는 주님에 대한 실제 신뢰가 중요합니다. 그냥 맞는 말이라고 이해하고 안다고 말하는 것과 그 말씀대로 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 지식이 누군가와 비교될 수 있고 그것으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우리의 신앙은 사람들 사이에서가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드러나는 것이 진실이고 중요한 가치입니다. 

 

그러므로 마르타에게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그의 열심과 부지런함 이전 주님의 말씀을 실제로 믿고 살아가는 이의 중요성이라 다시 한 번 말할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그의 모든 것을 헛된 것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그에게서 드러나는 이런 모습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