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화려한 꽃의 비애

松竹/김철이 2020. 6. 13. 09:30

화려한 꽃의 비애

 

                            松竹 김철이 

 

밤에 피는 꽃이라

향기가 없는 게 아니다

내일을 기약하는 어둠 속

곤한 잠에 빠져있을 뿐이지

 

바로 코앞에 볼 수 없다 하여

깔보지 마라.

화려한 꽃이라 하여

사계절 늘 피는 건 아니지

 

필 때가 있으니

질 때도 있는 법

필 때면 질 때를 기억하고

질 때면 필 때를 새겨 간직함이

세상사 잘 사는 법이라 하겠네

 

어느 구름에 비가 쌓였을까

두 눈 부릅뜨고 한 생을 올려다보아도

알 길이 묘연하구나

 

사노라면

언젠가 깨달을 날 올 테지

그 순간 올 때까지

맨발로 뛰며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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