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松竹/김철이 2020. 5. 21. 12:18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부활 제6주간 목요일. 시간으로 치면 오늘이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주님이 우리를 떠나심을 준비하며 말씀을 들었던 시간 속에서 지금 홀로 있는 듯한 우리의 매일 매시간이 주님이 준비한 시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그렇게 주님의 부활을 느낄 수도 있음을 고백합니다. 수난과 죽음 후 부활하신 주님에 대해 어떤 이들은 육신의 부활이라하고 또 어떤 이들은 육신의 부활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말하는 부활은 제자들은 그리고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모든 이들은 주님의 인격적인 부활, 곧 이전의 예수님을 다시 만나 일치를 이루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주님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주님이 언제나 함께 하심을 알아듣게 되는 순간 모두 부활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 자신이 그 삶을 따르게 되는 과정을 겪었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 곁을 떠나게 되실 것을 예고하십니다. 그리고는 다시 만나게 되리라 이야기하십니다. 부활의 과정과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겪게 되는 과정 모두가 이 말씀 안에 있습니다. 수난과 부활로 이루어지는 과정이나 승천과 심판 앞에서 주님과 우리가 만나게 되리라는 것 모두 이 말씀 속에 있습니다. 지금 깨닫지 못하는 제자들이지만 결국 그들이 주님의 부활을 체험했듯 우리 역시 꼭 이루어지는 주님의 이 말씀을 믿으며 또 주님의 부활을 우리 역시도 체험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당장 길잡이가 없어진듯 내 삶의 초점을 잃은 듯 비틀 거릴 수도 있으나 우리에게 주신 하느님의 말씀이 그대로 남아서 우리를 바로 세우고, 머지 않아 우리는 그 속에서 주님을 다시 만나 단 한시도 주님이 우리를 떠나시지 않으심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분을 다시 만날 때 우리는 기뻐하고 또 그 기쁨으로 세상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우리 신앙의 모습입니다.

 

주님의 사랑의 깊이는 헤아려지지 않을만큼 깊고 오래된 사랑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오기 전부터 그리고 세상이 끝나도 계속될 주님의 사랑. 그것이 부활의 진실이고 진리입니다. 그 사랑 속에 우리도 살아갑니다. 그러니 너무 방황하지말고 그분과의 만남을 준비하거나 함께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