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담쟁이

松竹/김철이 2020. 5. 16. 11:41

담쟁이

 

              松竹 김철이

 

 

하늘만큼 사랑하고

땅만큼 아껴주리라

내 영혼 다 바쳐 맹세했건만

켜켜이 쌓인

세상 담장이 너무 높아

담장 넘어 흰 꽃을 볼 수가 없네

 

내 마음의 키가 작아서일까

반백 년 백발이 되어

그대 앞에 고개 숙이려 해도

가슴 겹겹이 접힌

무지개 일곱 서러움 탓에

돌아보고

또 돌아보아도

넘을 수 없는 동녘의 저 담장

 

, 차라리

아무도 귀히 보아줄 이

하나 없어도

잡초의 넋으로 다시 태어나

줄기마다 한()을 심고 원()을 심어

윤칠월 푸른 잎으로 되돌려 피리라

 

저 담장 넘어 흰 꽃 안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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