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松竹 김철이
하늘만큼 사랑하고
땅만큼 아껴주리라
내 영혼 다 바쳐 맹세했건만
켜켜이 쌓인
세상 담장이 너무 높아
담장 넘어 흰 꽃을 볼 수가 없네
내 마음의 키가 작아서일까
반백 년 백발이 되어
그대 앞에 고개 숙이려 해도
가슴 겹겹이 접힌
무지개 일곱 서러움 탓에
돌아보고
또 돌아보아도
넘을 수 없는 동녘의 저 담장
나, 차라리
아무도 귀히 보아줄 이
하나 없어도
잡초의 넋으로 다시 태어나
줄기마다 한(恨)을 심고 원(願)을 심어
윤칠월 푸른 잎으로 되돌려 피리라
저 담장 넘어 흰 꽃 안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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