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꿈결

松竹/김철이 2020. 3. 7. 00:21

꿈결


                    松竹 김철이


온 공일

새벽 댓바람

낚싯대 다래끼 양어깨 둘러메고

아버지 낚시를, 가신다.


부스스 눈 비비는

둘째 아들 머리 한 번 쓰다듬고

바늘구멍 황소바람 빠져나가듯

안방 문턱을 넘어서신다.

 

방문 틈 사이

몰래 숨어드는 동지섣달 찬바람에

자리끼 살얼음 얼고

아버지 잽싼 걸음

어느 사이 서릿발 성에 기둥을 돌아가신다.


월척의 이른 꿈

앞서 이루었는지 이루지 못했는지

알 순 없지만, 선친의 낚싯대

육십 년을 꿈결 해빙을 뚫어

세월의 무게에 눌러 드리워진 채

미끼 없는 낚싯줄

여태 입질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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