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한가위

松竹/김철이 2019. 10. 11. 14:09

한가위


                        松竹 김철이


사연 많은 청솔가지 푸르름 끝에

오랜 기다림에 지친 초승달

모시조개처럼 빚어 매달아 놓고


열사흘부스럼 앓듯

고롱고롱

먹물 빛 야밤을 홀로 앓던

못난 그리움을


열나흘 밤 속설 탓에

짧은 밤 길게 새던

철부지 걱정 사발에 담아 밀쳐두고


못다 푼 열한 달의 한풀이

한 자락 한 자락

또랑또랑 쓸어내려

엽월(葉月)의 등잔불 밝히는

열닷새 보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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