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부활
김철이/비안네
동지섣달 북풍한설 얼어붙은 촉박한 대지 위에
언제부터인가 연초록 새싹이 돋는다
어느 임의 한 많은 기다림처럼
까치밥 외로이 노래지어 부르던 빈 나뭇가지 위에
이 천년을 하루같이
하루 같이 기다려오신 우리 임의 한숨인가
뾰족이 피어나는 작은 꽃망울
어느 한겨울 하늘에서 내려온 물망울 형제들,
형제애도 도도히 서로 가슴 풀어 끌어안은 냇가에
어느덧 또 한 해의 봄 이슬 내리고
서로 어깨를 걸고 걸어
사이도 좋게 어디론지 흘러만 가는 물망울 형제들
그 누가 오라고 손짓하지 않아도
그 누구의 기다림도 아니건만
한 세월 새봄은 우리들의 가슴에 또다시 피어나고
그 옛날 상처 입고 돌아가신
옛 임의 고통과 희생이
오늘날 우리들의 가슴속에 또다시 작은 부활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