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시집

고백/時월리에서는 바람도 시를 쓴다 4집 중에서(화숲)

松竹/김철이 2017. 4. 6. 13:37

고백


                           松竹/김철이 

 

무명옷 갈아입고 못 추는 춤이라도

한 자락 추어 봤으면

목 맨 한이라도 남지 않았을 터

 

다 놓고 가라기에 노잣돈 한 품 없이

비렁뱅이 누더기 주머니 채워줬더니

탁배기 한 잔 걸칠 엽전 한 잎조차 없구나

 

그래도 좋더라

울 엄니 배 빌려 태어날 적에 빈 몸으로 왔으니

돌아갈 적 빈 몸으로 가는 것

세상 진리 아니겠나

 

아서라 말아라

팔자에 없는 감투 눌러 써봐야

천륜계(天倫界)만 벌어질 뿐,

저무는 황혼길에 무슨 덕이 오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