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금(
松竹/김철이
고향도 타향도 없는 떠돌이 신세
외로움 이골이 난 몸이지만
오늘도 기러기 홀로 된 심사 물 위에 잎을 내는 수련처럼
칠월의 아침을 못내 그리워한다.
먼 옛날
물레질하던 아낙의 넋을 타고 난 현신인가
못다 한 물레질 울음으로 사연 지어
물가에 저며 드는 물레새 애틋한 심정이
꼿꼿한 부들잎에 자라난다.
늘상 물속에 발에 묶여
일 년 삼백육십오일 걷고 싶단 말 한마디 못하고
여름 한 시절 노란 꽃잎에 정을 새겨가는 통발의 입이 되려나
개개비 울음소리 천지를 진동한다.
무슨 한이 그리도 많아
날갯짓마다 먹물이 절로 튀고
흑고니 물질은 추운 계절의 정점에 매달리는데
물 위에 떠서 사는 자리풀 꽃잎은
늘 제자리 한 송이 흰 꽃을 만추의 달에 피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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