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곶감

松竹/김철이 2016. 12. 1. 16:32

곶감


                                       松竹/김철이 


 

연노랑 꽃향기 봄들에 쟁일 적에

옷 벗은 가지마다

작년 이만 때

못다 이룬 그리움이 송얼송얼 맺히더니

소나기 몇 줄기도 고마운 듯

푸른 넋을 가다듬어

어차피 홀로 갈길 순교자 몸짓이네

 

무슨 죄 그리 커

몇 달 동안 입었던 옷 갈기갈기 찍기 우고

석 달 열흘

알몸으로 서까래에 매달려

피맺힌 아픔도 뒤로 한 채

연분홍 속살마저

낯선 임을 위해 조공으로 바치는


그 신세

뉘라서 본받을까…



'松竹일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심(初心)   (0) 2016.12.16
바람이 분다  (0) 2016.12.03
겨울 초상화  (0) 2016.11.30
잃어가는 바다   (0) 2016.08.23
초가樵歌   (0) 2016.07.12